사랑의 첫 만남 - 첫눈이 내리는 날

서울의 겨울, 첫 눈이 내리기 시작한 12월의 어느 날이었다. 미진은 삼청동의 작은 카페에서 따뜻한 라떼를 마시며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. 그녀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, 마감을 앞둔 작업을 하러 이 카페에 자주 들렀다.

"실례합니다. 이 자리가 비어있나요?"

미진이 고개를 들어보니, 검은 코트를 입은 청년이 서 있었다. 카페가 만석이었던 것이다. 그의 어깨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.

"네, 괜찮아요."

청년은 준호라고 자신을 소개했다. 그는 건축가였고, 근처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. 우연히 자리를 같이 하게 된 두 사람은 예술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.

"저기... 혹시 다음에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?"

준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. 미진은 잠시 망설였지만, 그의 진실된 눈빛에 마음이 움직였다.

"좋아요. 다음에는 제가 알고 있는 더 좋은 카페로 가요."

그렇게 첫 눈이 내리는 날,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었다. 미진의 따뜻한 그림과 준호의 창의적인 건축 설계는 서로에게 영감이 되었고, 그들의 사랑은 겨울의 첫 눈처럼 순수하고 아름답게 피어났다.

일 년 후, 같은 날 같은 카페에서 준호는 미진에게 프로포즈를 했다. 반지 대신 그가 직접 디자인한 작은 집의 설계도면이었다. 미진은 행복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.

"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된 이곳에서,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어요."

창 밖에서는 다시 첫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.